제주살이 2

나와 매일 친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제주 제주” 노래를 해서 선택의 여지없이 오게 된 제주였습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 역시 그 노래의 대열에 합류할 이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와서 며칠은 그저 ‘한달살이’라는 유행을 좇아 온 것인지 스스로 묻다가, 느슨한 ‘루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제주살이’가 만들어졌(다고 믿)습니다. 일어나면 동네 바닷가를 산책하고, 마음 가는 대로 걷거나 걸으며 사진을 찍고, 평소 무심히 지나치던 것에 시선을 던지고, 음악을 듣게 되고…. 다 열거할 수 없는 것들이 여기 제주에서 저의 삶에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생활의 가능성에 대한 발견이기도 하고, 내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더듬어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제주로 오던 날, 나와 더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라는 친구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사진이야기 2021.06.21

매일 걷고 있습니다

한 달을 지내보겠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제주로 왔습니다. 먼저 ‘한 달 살기’를 했던 이들의 경험담을 검색하면 참고할 정보들이 줄줄이 나왔겠지만, 그냥 외면했습니다. 하루의 시작은 눈 뜨면 바닷가를 거닐면서 ‘오늘 뭘 할까’ 생각합니다. 답은 뭐 정해져 있지요. 걸어보자는 겁니다. 아침을 간단히 차려먹고 느긋하게 시작합니다. 하루는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하루는 북쪽으로, 어떤 날은 올레길로, 또 다른 날은 오름을 향해 걸었습니다. 사실, 걷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게 없습니다. 왕복 거리를 감안해 적당히 걷다가 돌아오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긴 시간 걷는 일이 익숙하진 않지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와서는 타인과 대면해 얘기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만, 걷는 순간에는 온전히 ‘나와의 대면’이..

사진이야기 202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