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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기사] [포토다큐]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나영화씨네

나이스가이V 2007. 8. 17. 20:1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6171824511


[포토다큐]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나영화씨네

부모형제에게 버림받은 5명의 무연고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가족을 이뤘다. 사회복지법인 ‘기쁜우리복지관(서울 가양동)’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이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빌라에서 만난 이들은 카메라를 든 낯선 기자를 문 앞까지 나와 맑은 웃음으로 맞아줬다.

3년전 가족을 이룬 ‘엄마’ 나영화씨(왼쪽에서 네번째)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5남매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집 일대를 산책하고 있다. 진한 ‘가족애’로 세상의 그 어떤 장애도 손 맞잡고 웃으며 이겨낼 것 같다.


맏딸 김윤정씨(36, 에덴보호작업장), 둘째딸 박민정씨(22, 슈거아트학원), 셋째 박윤기군(16, 정진학교 고등부), 넷째 고대성군(9, 매봉초등학교), 막내 신원기군(8, 정진학교 초등부) 5남매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고 성도 다른 다섯 자녀의 ‘엄마’는 지도교사인 나영화씨(28, 사회복지사). 3년 전 가족을 이뤄 같이 살고 있다.



윤기가 싫은 내색도 없이 동생 목욕을 시키고 있다. 또래보다 의젓한 윤기는 이 집안의 든든한 장남이다.
등교와 출근으로 정신없는 아침. “밥 먹고 학교 가야 돼요. 엄마 화 날거야” 엄마가 늑장을 부리는 원기를 보채지만 정작 방바닥을 뒹구는 막내를 깨우고 씻기는 것은 형과 누나의 몫이다. 대성이가 수저를 놓고 엄마와 두 딸이 상을 차리면 모두 식탁에 둘러앉는다. 민정 씨의 수다, 대성이와 원기의 귀여운 투정이 집안 가득 웃음 넘치게 한다. 윤정씨가 설거지를 하고, 민정씨가 막내 양치질을 시킨다. 윤기는 다리가 불편한 원기의 손을 꼭 잡고 학교로 향한다. 분주한 아침, 5남매 각자의 역할이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었다.



한 가족이 되기전, 이들은 차려진 것을 먹고 받는 것에 익숙했던 대형시설에서 각자 생활했다. 5남매가 지금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하나둘씩 하는 일이 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엄마는 장애정도가 다른 자녀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활동범위를 지정해 주고 반복학습을 통해 일상생활의 기술 즉, 자립의 기술을 습득시키고 있었다. “더디지만 순간순간 변화된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는 나씨는 “지쳐 있을 때 아이들이 개그와 율동을 동반한 ‘쇼’로 피곤을 풀어준다”며 은근히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다.



손재주가 뛰어난 민정씨가 설탕으로 케이크를 장식할 장미와 데이지꽃을 만들고 있다. 민정씨의 꿈은 제과제빵사이다.
인근 복지관에서 직업활동, 교육활동 뿐 아니라 틈틈이 은행가기, 장보기 등 경제활동과 산행, 공연관람 같은 여가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위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엄마를 도와 콩나물을 다듬던 민정 씨는 “(앞으로)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도…”하며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힌다. 설탕공예학원에 다니는 민정씨는 제과제빵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엄마~엄마~” 학교를 다녀온 아이들의 목소리가 급한 발걸음 소리보다 먼저 들려온다. 엄마는 “우리 아들~ 예쁜 아들~”하며 안고 쓰다듬는다. 시끌벅적 해진 작은 빌라는 금세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채워진다. 물보다 진한 피라지만 이들의 ‘가족애’는 피보다 진했다.







살림꾼인 둘째딸 민정씨가 엄마를 도와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연방 웃는 모녀의 모습이 친구같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큰 아들 윤기(왼쪽)와 원기가 집을 나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윤기는 다리가 불편한 동생 원기의 손을 꼭 잡고 학교로 향한다.




눈웃음이 귀여운 넷째 대성이(오른쪽)와 막둥이 원기가 엄마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엄마 나씨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글 강윤중기자 yaja@kyunghyang.com〉

입력시간: 2007.06.17 18:24기사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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