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

2005 포토르포 - 백수기살리기 프로젝트

나이스가이V 2005. 2. 19. 10:03
[포토 르포]취업전선 극기체험 “바늘구멍 쯤이야…”
 


“대한민국 인사담당자 여러분, 누가 뭐래도 능력 있고, 열정도 있습니다. 저 안 뽑으시면 정말 후회할 겁니다.” 졸업을 앞둔 조송미씨(24·부산대)가 산 정상에서 눈물 머금은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껏 접수한 서류만 50~60군데”라는 조씨는 아직 취업의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졸업=백수’의 가혹한 등식을 가만히 앉아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화그룹이 지방대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취업 연수프로그램 ‘백수 기(氣) 살리기 프로젝트’를 열었다. 참가한 25명의 예비백수(?)들의 취업을 향한 뜨거운 몸부림이 시작됐다. ‘백수’라는 말이 듣기 싫지만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현실임을 안다. 취업을 위해 원서를 넣기 시작한 때부터 이미 ‘심리적 백수’ 상태임은 분명하다.

경기 포천 산정호수에서 열린 합숙캠프. 각 지방에서 온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은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고,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후원자가 됐다. 현직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실전을 방불케 하는 압박면접이 진행될 때 정장차림의 말쑥한 예비 사회인들은 잘 주어지지 않는 면접 기회이기에 연신 마른 침을 삼키며 긴장감을 나타냈다. 면접관들의 지적에 준비부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지연출, 집단토론, 극기 훈련 등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었다. 프로그램 일환으로 호텔, 백화점 등에서 실시된 현장직무체험에서는 물건을 나르고 야채를 다듬고 객실을 정리하는 등 평소 경험하지 못한 빡빡한 직장생활을 맛보며 학교 울타리 밖의 큰 세상을 경험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정희씨(23·경북대)는 “능력과 잠재력을 서울과 지방으로 구별해 버리는 현실이 속상하지만, 그런 편견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수진씨(24·전북대)는 “온통 공무원시험, 교사임용시험 준비하는 분위기라 조금 불안하지만 꿈을 위해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취재하며 만난 지방대 졸업예정자들은 밥 먹듯 언급되는 ‘청년실업’ ‘백수’라는 단어 앞에 아직 자유롭진 않지만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 타협과 자포자기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담금질하며 더 강하게 단련하고 있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취업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이들의 모습이 희망적이다. 패기와 열정으로 무장한 낙타들. 이제 바늘구멍 앞에 당당히 섰다.

〈사진·글/강윤중기자〉


입력: 2005년 02월 17일 17:20:37 / 최종 편집: 2005년 02월 17일 19:5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