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 51

변장복 할아버지 부부와의 만남

포토다큐 지면을 받아 가뭄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다큐에 강원도 화천귀농학교를 다녀왔고, 이번에 충남 예산의 농촌마을을 다녀왔으니, 올해는 유난히 '땅'과 인연이 많은가 봅니다. 다큐의 정석은 뭐니뭐니해도 발품입니다. 제 기준입니다만. ^^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헤집고 다니며 묻고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기록하는 과정의 반복이지요. 차를 타고 돌아다녔으니, 발품이 아니라 '차품'인가요. ㅎㅎ 여하튼 발품을 열심히 팔던중 예산군 광시면 서초정리 마을에서 변장복 할아버지 부부를 만났습니다. 30도까지 오르는 땡볕에 논에 나와 계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이틀전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물을 댄 논과 그 옆에 붙은 흙먼지 날리는 논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평생 단 한 번도 놀린적이 ..

사진다큐 2012.06.12

행복 파종하는 초보농부들의 귀농학교

요즘 귀농·귀촌이 다시금 화두로 떠올라 귀농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사진다큐을 위해서 말이지요. 찾은 곳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화천현장귀농학교'입니다. 이곳에서는 은행지점장, 관세사, 제빵사, 자영업 등 도시에서 각 기 다른 삶을 살았던 12명의 초보농부들이 5월 따가운 햇살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슬쩍 끼어 삽질도 해보고 잔일을 좀 해보았습니다만, 온 종일 땡볕을 받아들이는 몸의 노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지어야 겠다"라는 가볍고 무책임한 말을 이제는 장난으로라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밭을 갈고 흙을 쌓아 올린 두둑에 골을 만들어 희망을 담아 더덕 씨앗을 뿌린다. 막 농사를 시작해 아직은 고..

사진다큐 2012.05.14

조용한 도전, 전국장애인제육대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개막 당일 경향신문 스포츠면에서도 단 한줄의 개막소식을 접할 수 없었습니다. 개막 다음날 포토다큐를 위해 미안한 마음으로 경남 진주로 향하게 되었지요. 장진수군(19.부산)는 13.87의 기록으로 100m 결승선을 통과한 뒤 코치에게 물었다. “나 몇 등 했어요?” “7등 했어. 뒤에 한 명 더 있다” “나이스~” 기뻐하는 모습만 본다면 1위를 차지한 것 같다. 지적장애인인 장군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진주시를 비롯한 경상남도 일원에서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려 5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주경기장인 진주종합운동장 관중석에는 노인들이 경기장 지붕이 만든 그늘 아래 띄엄띄엄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텅 비다시피 한 관중석을 배경으..

사진다큐 2011.10.24

가족,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전우-포토다큐2009

1월 포토다큐를 맡았습니다 모두가 힘들게 시작하는 기축년이기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했습니다 포항 해병 1사단이 운영하는 겨울 캠프에 '가족반'이 운영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려운 시기,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가족의 모습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요 어떻게든 정해진 날 정해진 지면에 소화해야 하는 다큐이기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이게 아니다 싶으면 낭패입니다 생각하던 것과 다르게 흐르는 상황이라 조바심이 생기더군요 그 조바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굉장히 추해집니다 속은 타들어가도 표정과 태도는 느긋해야 합니다 정성을 다하면 운도 따른다는 경험칙을 믿었습니다 메인 사진으로 쓴 아버지의 시선은 그런 결과물이란 생각입니다 군복을 입고 같이 구르지는 못했지만 포항 칼바람 ..

사진다큐 2009.01.23

'인간승리 드라마, 불가능은 없다'-2008베이징장애인올림픽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열린 장애인올림픽을 다녀왔습니다 쉽지않게 가게 된 출장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보고 느낀것을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진기자를 하면서 평생 고민해야 할, 그리고 추구해야 할 것이겠지요 아래는 베이징에서 마감한 다큐입니다 수많은 사진중에 단 몇 장을 골라내는 일을 스스로 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입니다 고통속에 골라낸 사진입니다 어떻게 보실런지? ^^* [포토다큐]불가능을 이긴 사람들 패자는 없다, 도전만 있다 입력: 2008년 09월 15일 17:11:13ㆍ2008베이징패럴림픽 ‘인간승리 드라마’ 다리 못써도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다니 모하마드가 남자400m T54에 출전해 장대비가 쏟아지는 베이징 궈자티위창 트랙을 힘차게 질주하고 ..

사진다큐 2008.09.22

야위어가는 새만금 갯벌

재작년부터 3년째 새만금을 다녀왔습니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해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개발이라는 거대한 구호앞에 갯벌에 기대살던 어민들의 삶에 대한 배려는 낄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개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입니다. 안타까움을 달래줄 이도 없습니다. 언론매체 역시 개발 청사진에 대한 보도 일색입니다. 갯벌에 대한 관심을 끊다시피 한 언론에 대한 주민들의 원망도 있었습니다. 새만금 갯벌이 사라져가는 모습의 기록이 앞으로 개발과 환경논리의 갈등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 앞으로 계속 기록하며 지켜봐야 겠습니다. [포토다큐 세상 2008]그 차지던 갯벌“이젠 끝나부렀어” 입력: 2008년 07월 27일 17:52:22ㆍ물막이 2년 3개월 새만금의 ‘소리없는 절규’ “도장도 필요 ..

사진다큐 2008.08.08

거리로 몰린 '노들장애인야학'

[포토다큐 세상 2007]제발, 우리 ‘불빛’을 끄지마세요입력: 2007년 11월 25일 17:59:18“…그래도 배워야지. 나를 나로 봐주지 않던 이 사회에서 내가 내가 되기 위해 난 오늘도 수업을, 야학을 사수한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정수연(26)씨가 노들야학의 중학교 과정인 ‘불수레반’에서 수학수업을 듣고 있다. 야학에 다니기 전 집에서만 생활했던 정씨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등교한지는 3년째다. 정씨의 어머니는 “야학에 다니면서 밝아졌다. 공부에 대한 열의도 대단하다”며 흐뭇해 했다. “혼자살기 어려웠고 사람들한테 얘기하기도 두려웠다. 살 희망이 없었는데 야학에 와서 깨달은 게 많다. 친구들을 만나 추억이라는 게 생겼다. 노들야학에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서울 구의동 정립회관 내에 자리 잡고..

사진다큐 2007.11.26

최전방 육군 백두산부대를 가다!

[포토다큐세상 2007]“충성” 그리고 “사랑합니다”입력: 2007년 09월 30일 17:07:48“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밥먹듯 주고받는 남자들이 있다. 대한민국 최강 육군 백두산부대 선봉소초 장병들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말들이 무뚝뚝한 사나이들의 세계에 부드러움과 웃음을 더하고 있었다. 강원도 양구 육군 백두산부대 GOP 선봉소초.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받고 야간 철책경계근무에 나서는 병사들이 "사랑합니다"하고 끌어안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참 멀었다. 국도에서 샛길로 들어서서 구불구불 비포장 길을 덜컹이며 한 시간여 달렸다. 전방이 아닌 ‘최’전방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막사는 초록색 지붕에 깔끔한 흰색이다. 내무반은 ‘생활관’이란 문패를 달았고 개인침대와 관물대가 눈에 띈다. 같은..

사진다큐 2007.10.01

'오늘은 그들이 주류다'

[포토다큐 세상 2007]“비주류 다 모여라” 신명나는 예술 난장입력: 2007년 08월 26일 18:10:58 가만있어도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지난 주말. 홍대 앞은 더위를 무색케 하는 젊음의 열기로 가득했다. 비주류 대안문화축제인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07’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관객이 경계를 허물고 신명나는 ‘난장’을 벌이고 있었다. 관객들이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마임아티스트가 만들어 올린 비눗방울을 바라보고 있다. 더위를 잊은 관객과 예술가들이 늦은 밤까지 어울렸다. 축제는 ‘고성방가(음악축제)’, ‘내부공사(미술전시축제)’, ‘이구동성(무대예술제)’, ‘중구난방(거리예술제)’등 4가지 테마로 홍대 인근 실내외 공연장과 전시장, 거리 곳곳에서 펼쳐졌다. 물신주의에 찌든 현대인의 모습을 ..

사진다큐 2007.08.28

[경향신문기사] [포토다큐]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나영화씨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6171824511 [포토다큐]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나영화씨네 부모형제에게 버림받은 5명의 무연고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가족을 이뤘다. 사회복지법인 ‘기쁜우리복지관(서울 가양동)’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이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빌라에서 만난 이들은 카메라를 든 낯선 기자를 문 앞까지 나와 맑은 웃음으로 맞아줬다. 3년전 가족을 이룬 ‘엄마’ 나영화씨(왼쪽에서 네번째)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5남매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집 일대를 산책하고 있다. 진한 ‘가족애’로 세상의 그 어떤 장애도 손 맞잡고 웃으며 이겨낼 것 같다. 맏딸 김윤정씨(36, 에덴보호작업장), 둘째딸 박민정씨(22..

사진다큐 2007.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