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468

피켓 든 시장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걸음이 바빠졌습니다. 주민투표가 열흘이 채 남지 않은 광복절에 몸소 거리로 나섰습니다. 무상급식 투표에 사활을 건 오 시장이 '연휴동안 투표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을 가질만 합니다. 오세훈 시장이 투표 독려를 위한 캠페인 장소로 선택한 곳은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입니다. 이순신 동상 앞은 광장이 조성된 이후 떠오른 1인 시위의 '메카'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있었고, 반값 등록금 요구 1인 시위도 이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무심히 무지나던 시민들이 오시장을 힐끗힐끗 쳐다봅니다. 투표 독려 캠페인이지만 1인 시위의 형태를 띄고 있었습니다. '시장님이 1인 시위를 다 하시네'하고 의아하게 생각한 시민들이..

사진이야기 2011.08.16

연예기사 엠바고 유감

참 예쁘죠. 배우 박민영이 회사에 왔습니다. 새 드라마 에 캐스팅 되고 인터뷰차 온 것이지요. 보통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습니다. 대게 인터뷰 일정도 빡빡하기에 사진을 오래 찍을 수 없습니다. 한 50컷 정도 사진을 찍었구요. 기분좋게 기념촬영도 했지요. 버릴 사진이 없었습니다. 눈 한 번 감지 않았더군요. 역쉬~ ^^ 50컷 중 어떤 컷을 써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신문에 쓸만한 사진 10여컷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 몇 컷을 웹전송 했습니다. 웹전송은 포털과 경향닷컴에 사진이 즉시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신문 게재보다 앞서 사진을 노출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그날밤 인터뷰를 진행했던 후배기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엠바고가 걸려 있다며 기획사측에서 사진을 포털에서 내려달라고 연락이 왔다더군..

사진이야기 2011.08.12

박근혜가 대세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패를 했지요 당 지도부는 총사퇴 했구요 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박근혜 전 대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선거 바로 다음날인 28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인천공항 귀빈주차장은 유세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박사모, 근혜사랑 등 박 전 대표의 팬카페 회원,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요 "박근혜~박근혜~"를 연호했습니다 들어서는 박 전 대표의 차량에 경례를 붙인 군복 입은 지지자들이 차량의 꽁무니를 따라 질주합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수행원, 의원, 배웅나온 인사 등 일군의 무리를 이끌고 귀빈실로 들어섭니다 귀빈실에서 배웅나온 청와대 정무수석과 간단한 얘기를 나누고 기자들의 질문에 간단한 답을 했습니다. 뒤로 친박 의원 ..

사진이야기 2011.04.29

배우 김아중을 찍으면서...

여배우를 촬영하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지요 "앉으세요" "이번엔 서볼까요" "기대세요" "손을 올려 볼까요" "웃으세요" "카메라 보세요" "좋습니다" 포즈를 끌어내기 위한 제안에 그대로 따라 줍니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둘 만의 시간이지요 앵글 안에 어느 누구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가끔 코디가 들어와 옷이나 머리를 만져주는 것 빼고는요 사각의 앵글 안에 있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배우 김아중을 신사동 모처에서 촬영했습니다 두 시쯤 밥을 먹으면서 인터뷰 하고 있었지요 다음은 우리 차례, 김아중은 옷을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이날 7개의 매체와 인터뷰를 한다고 했으니 옷도 7번 갈아입어야 하고, 같은 말들을 7차례나 해야하는 중노동이지요 다음날..

사진이야기 2011.03.20

개들은 두렵지 않았을까?

연평도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개들이 참 많습니다. 인적없는 골목에 서너 마리의 개들이 흘깃 쳐다보며 지나가면 개들의 마을에 사람인 내가 들어온 것 같은 착각도 일더군요. 연평도의 개들은 짖거나 위협적이지 않고 그저 순하기만 합니다. 마을의 주인행세를 하는 모양입니다. 만나는 개들은 대부분 북의 연평도 포격이후 유기됐던 개들입니다. 개들은 공포스럽지 않았을까요. 밥을 챙겨주던 주인들이 급히 섬을 벗어나는 것을 지켜 보았을 겁니다. 어쩌면 포격의 공포보다 사람들이 일제히 떠나버린 텅빈 마을의 낯선 공포가 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들은 사람이 빠져나간 석 달 간의 고립과 외로움,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던 겁니다. 주민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동안 개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그랬듯이 마을을 ..

사진이야기 2011.03.09

몸 좀 사립시다!!

MBC 조의명 기자가 해빙기 익사사고 보도중 물에 빠지는 아찔한 영상이 화제군요 익사사고의 위험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보여줄 순 없겠지요 말이 아니라 몸으로 위험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사실 'NG'영상이지요 이를 과감하게 내보냈다면 '위험경고'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뉴스 편집자의 의도가 있는 것이지요 문화방송의 차별화된 주말 뉴스에 맞는 영상이라 생각도 했을 테구요 또 이런 아찔한 영상과 조 기자의 이름이 온라인 뉴스를 통해 일파만파 번질 것이라는 소위, 또 한 명의 스타기자 탄생을 머릿속에 그렸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폭설 뉴스를 전하던 박대기 KBS 기자를 기억하듯이 말입니다 현장에서 접하는 방송기자의 보도도 조금 변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지요 시청자가 보기엔 고만..

사진이야기 2011.02.09

미리 촬영한 작전성공 기념사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이 해군의 군사작전으로 전원 구출이 됐습니다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바 입니다 아울러 석해균 선장의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 청해부대의 작전시 현장 사진을 애타게 기다리고 전적으로 군이 보내주는 사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것이 신문사의 현실입니다만, 작전이 있은 후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던 중 이상하다 싶은 사진을 보게 됐지요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의 기념사진이었습니다 몇몇 신문은 이를 주요 지면에 실으면서 '피랍선원 구출한 뒤 찍은 기념사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작전 다음날인 22일이라고 날짜를 명시한 신문도 있었구요 사진을 본 첫 느낌이, 극도의 긴장과 생명의 위협 속에 이뤄진 작전 후에 이렇게 편안한 포즈의 기념사진이 어울리..

사진이야기 2011.01.26

별 좀 보고 사십니까?

별 좀 보고 사십니까? 별 볼 일 없으시지요? 해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호 사진을 위해 경북 상주에 갔습니다 4대강 공사가 한창인 낙동강이 시작하는 곳입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경천대 인근의 절경을 아쉬워 하며 카메라를 받쳐놓고 해가 지자마자 별을 돌렸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별이 돈 것이지요 깨끗한 하늘에 쏟아질듯 떠있는 별을 보면 많은 생각이 스칩니다 무섭도록 적막한 곳에서 별을 대하면 참 겸손해 집니다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 넓은 우주에 뜬 수 많은 작은 별이 보낸 빛은 수 십년, 수 백년을 날아온 것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이거나, 나의 먼 조상들이 태어나기 전에 반짝였던 빛이 지금 나의 눈이 인식하는 것이지요.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내 안의 욕심과 ..

사진이야기 2011.01.01

개가 개고생 하던 날

연일 한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겨울이면 이정도 추위 쯤은 늘 경험합니다만,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춥게 느껴지네요. 내복을 꺼내입어야지 하면서도 내복을 입는 순간, 겨울내내 내복 없이는 못 살것이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습니다 아니, 내복을 입는 행위가 더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는 것같다는 생각에 버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문사진기자는 추운 날은 추위를 찾아 떠돌아야 합니다 가장 추운 곳에서 추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일정 중 하나입니다 물론 더운 날은 더위를 찾아 헤매지요 한파스케치를 하기위해 한강으로 향하며 종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천막도 없이 달리는 트럭 위에서 개 한마리가 얼얼한 바람을 맞으며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찬바람에 눈을 감기도 하고 몸을 움츠리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일면식 없..

사진이야기 2010.12.26

이거 뭐 어처구니가 없어서...

G20을 앞두고 한미FTA 추가협상이 8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진행됐지요 일찌감치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측 대표단이 들어서는 것을 찍기위해 청사 로비에서 기다렸습니다. 협상단이 타고 오를 엘리베이터 앞에 가장 먼저 사다리를 놓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통 제가 잡은 자리부터 포토라인이 시작되거든요. 미국에서부터 동행한듯 보이는 협상단의 안전담당자와 미 대사관 직원 등이 사다리를 멀찌감치 뒤로 빼줄것을 요구했습니다. 왜냐고 물으니, 안전상의 이유라고 합니다. 한국기자들은 늘 이렇게 라인을 잡아왔고 어떤 사고도 없었다고 했더니, 자기들 안전상의 규칙이자 관행이라고 했지요. 우리 기자들의 관행도 있다고 버티니, 이번에는 양쪽으로 라인을 잡고 서면 안된다고 합니다. 한쪽으로만 줄지어 서고..

사진이야기 201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