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남쪽 하늘에 내리는 대북 전단

나이스가이V 2012. 1. 3. 06:2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이 열리던 시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인민해방전선 등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모여 대북전단살포 행사를 열었습니다. '2천만 동포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의 호소문 20만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내는 행사였지요. 전단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풍선 속을 보니, 카다피와 김정일 위원장,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사진 등이 담겼습니다. 
주최측은 묵직한 전단을 담은 대형 풍선 열 개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북한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신과 외신들에게 이만큼 적절하고 흡족한 취재가 없겠지요.
대한민국 언론과 세계의 유수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펼쳤습니다. 
 


10번째 풍선에 바람이 가득 찰때까지 회원들은 풍선을 잡고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기자들의 요구이기도 하고, 행사 주최 측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 소위 '그림'되도록 준비하는 것이지요. 
10개의 풍선이 준비됐고 구호를 외쳤고, 풍선을 빠른 속도로 하늘을 향해 치솟았습니다.


순식간에 하늘로 솟아오르는 풍선을 따라 셔터를 계속 눌렀습니다.
북으로 날아가야 할 풍선은 동쪽 하늘 높이 날아 올랐습니다.
남한 땅이지요.


게다가 날아 오르던 풍선이 터졌습니다. 
전단이 꽃가루처럼 하늘에 날리며 수를 놓았지요.

사실 기자들은 이렇게 터지는 순간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전단은 바람의 방향을 읽고 날려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행사를 주최한 측은 바람보다는 남북 관계의 민감한 타이밍이 더 중요했던 것이지요.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절호의 기회에 바람의 방향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일부 전단은 애초에 날렸던 그 자리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대북 전단 날리기 행사는 남북 관계가 꼬이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이 정부에서 부쩍 잦아졌습니다.
행여 길에서 이런 전단을 보신다면 임진각에서 날린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풍선 안에는 달러도 들어있다고 하니, 달러를 줍는 행운도 누릴수 있을 겁니다. 
 

여하튼 남쪽 하늘에 흩날리는 전단을 보며 분단을 아픔을, 통일의 먼 길을 새삼 생각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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